글의 순서

오늘은 서소문과 중림동, 충정로 일대를 짧게 걸어본다.

서소문은 서대문구과 가까운 동네로 시청과 숭례문 사이에 있다. 조선시대 때 한양도성의 사소문 중 서남쪽에 있다고 하여 소의문이라고도 한다.

1914년 일제가 철거하여 현재 성문은 없고 소의문 터 자리를 알려주는 비석만 작게 남겨져 있다.

산책 경로: 손기정 기념관 -> 윤슬 -> 약현성당 -> 중림창고 -> 서소문성지 역사공원/박물관

산책하면서 듣는 노래: Tinashe의 Popstar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유튜브)

손기정 기념관과 도서관

신림역 2호선에서 내선 방향의 열차를 타면 충정로역으로 곧바로 간다.

5번 출구로 나오면 있는 언덕길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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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곳곳에서 손기정 선수가 1936년에 열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걸 기념하는 벽화를 볼 수 있었다.

손기정 선수의 동료인 남승룡 선수가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는 것을 그림을 보고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벽화가 조금 뜯어진 걸 보니 만들어지고 나서 시간이 좀 흐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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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언덕을 걷다 보니 숨이 찼다. 봉천동 언덕만큼 꽤나 경사가 있다.

근처에 중구 버스가 정차하는 아파트가 있는데 그 곳을 지나면 둘레길이 나온다.

산책하기에 적절한 둘레길이다. 바로 옆에는 헬스 기구들과 배드민턴 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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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도서관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웬걸 초등학교가 있다.

어쩐지 도서관이 있는 것 치고는 명랑하고 기운넘치는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가 너무 잘 들린다 싶었다.

다행히도 나처럼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지 친절하게 손기정 도서관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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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문화센터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을 지나치면 운동장이 나온다.

몇몇의 사람들이 가볍게 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도 서울역 정문 앞에 있는 서울스퀘어와 남산타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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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공원의 길을 따라가보면 손기정 기념관이 나온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부상으로 받아서 심었던 묘목이 이만큼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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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 들어가면 안내원 분이 부채와 금메달 스티커, 과자 몇 개를 주신다.

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문서상 손기정 선수의 국적이 지금까지도 일본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대한민국으로 정정하고자 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길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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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선수가 다닌 양정고등보통학교의 졸업앨범이다.

아마도 학생들의 본가 위치에 자기 얼굴 사진을 붙인 것 같아 보인다.

졸업사진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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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신었던 구두가 멋있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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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도서관은 기념관 뒤쪽에 있다.

나무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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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2층 규모이며 좌식, 쇼파, 테이블 등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노트북 작업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책을 읽기에 더 적합한 공간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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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쇼파 맞은 편에 앉아서 며칠 전 평범한 인생을 모두 읽고 난 뒤 읽기 시작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꺼내 들었다.

이전에 읽은 다른 몇 권의 책에 대한 글을 쓸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밀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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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창가 앞에 있는 좌석도 있다.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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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정문은 아까 기념관에서 올라온 길의 반대편에 있다.

정문 옆에는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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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아래로 내려오면 손기정 문화체육센터가 있다.

헬스부터 시작해서 에어로빅, 검도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도서관과 헬스장이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는 곳도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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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손기정 문화체육센터 밑으로 쭉 내려오면 손기정 어린이도서관과 한라 비발디라고 하는 아파트가 있고, 그 곳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롯데 제타플렉스와 서울로7017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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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로 들어가지 않고 그 아래로 걸어가다 보면 윤슬이라고 하는 곳이 나온다.

근처에 데이지가 활짝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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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정확한 이름은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이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의미하고, 만리동은 서울로7017의 첫 번째 또는 마지막 동선이다.

서울로7017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작품도 함께 만들어진 것 같은데, 아마 거울로 서울의 모습을 비추며 반짝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싶어했던 게 아니었을까.

햇빛에 반사되는 빛의 물결이 밝게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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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약현성당

이제 성당으로 간다.

윤슬을 보고 나와 왼쪽으로 한 번 돌고 쭉 직진하면 성당이 나온다.

지나가다가 서울로7017을 중심으로 한 서울로 트레킹 길을 안내하는 판을 보았다.

위쪽으로는 인왕산을 거쳐 북악산으로 가고, 반대쪽으로는 남산을 거쳐 서울숲으로 향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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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달에 찍었던 정원을 다시 봤다.

식물 몇 개를 새롭게 바꾸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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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현성당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도할 수 있는 조각상들이 놓여 있다.

예수님이 사형 선고를 받는 제1처부터 예수님이 무덤에 묻히는 제14처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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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전망대도 있는데 이 곳에서 숭례문이 볼 수 있다고 하는 안내판이 있었다.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저 멀리 숭례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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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교회 건축물이라고 한다.

약현은 성당이 있는 만리동 입구에서 서울역으로 넘어오는 고개의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이 곳에 약초밭이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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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순교자 기념관과 기념 성당도 있다.

기념관은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사진으로 담지 않았는데 주로 우리나라 순교에 대한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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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성당과 기념 성당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성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차분해지는 마음이 들어 가끔씩 가게 된다.

하느님이라는 존재에 대한 실존 여부나 믿음, 신앙을 떠나서 이런 종교 건축물이 주는 거룩함과 아름다움이 좋다.

중림창고

성당에서 나와 왼쪽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낡은 아파트가 있는 골목길이 있다.

카페와 식당들이 길 안쪽으로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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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창고라고 하는 서점같은 데를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운영을 안하는건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아쉬운대로 골목길을 구경하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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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 역사공원과 박물관

아까 약현성당을 가다가 본 정원 쪽으로 돌아가면 사거리가 나오는 횡단보도가 있다.

거기서 서소문성지 역사공원의 빨간색 벽돌 건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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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 역사공원은 도심 한복판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자 박물관이 함께 있는 곳이다.

근처에서 한창 진행 중인 재개발 공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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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기하학적이고 웅장한 느낌으로 건축되었다.

그리고 손기정 기념관과 약현성당과 더불어 빨간색 벽돌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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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특별 전시와 상설 전시를 꾸준하게 열고 있다.

저번 특별 전시 때 본 홍순모 작가의 조각 작품을 아카이브 이미지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소나무, 경계없는 울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개최되었다. 올해 12월 27일까지 한다고 한다.

소나무 협회라고 하는 한인 예술가 단체가 90년대에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되었는데, 이 협회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권순철 작가의 Visage 작품 (2000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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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택 작가의 무제 작품 (2019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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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 박물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하늘 광장이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개방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사방이 벽돌로 높게 지어져 있어 압도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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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은 올 때마다 항상 출입이 제한된다. 한 번도 못들어가봤는데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그래서 이 돌이 나오는 부분까지만 갔다가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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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광장 입구 반대쪽에는 콘솔레이션 홀이라고 하는 공간이 있다.

빔 프로젝터로 교회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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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주요 공간이 직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반대로 상설 전시관은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곡선이 미끄러지며 내부를 이루고 있다.

이 곳에서 순교와 서소문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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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박물관에서 나오면 서울에 얼마 없는 건널목을 볼 수 있다.

아마 이전에는 고가차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대부분 철거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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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길래 헐레벌떡 뛰어 갔는데 지하철 열차가 지나갔다.

솔직히 어떤 게 지나가든 상관없는데 기차가 아니라서 괜히 약간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