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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의도에 간다. 여의도 불꽃축제를 한다길래 축제를 보러 갈겸해서 이 곳을 선택했다.
서울에는 CBD, YBD, GBD라고 하는 3대 업무지구가 있다.
이 중 하나가 여의도 업무지구, YBD(Yeouido Business District)이며 금융 기업과 정치, 방송사가 모여있는 곳이다. (현재는 지상파 3사 중 KBS만 남아있긴 하다)
법정동으로는 여의도동, 행정동의 이름은 여의동이다. 보통 여의도라고 말하다보니까 두 이름 모두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여의도는 만들어질 때부터 제대로 설계된 도시이다보니 골목길이 많은 서촌이나 북촌과 달리 도로가 정갈하며, 구역별로 세워진 건물의 주요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다.
여의도공원을 기준으로 크게 서여의도와 동여의도로 나뉘는데, 서여의도에는 국회가 있어 고도제한으로 인해 건물의 높이가 낮고 동여의도에는 IFC 서울, 더현대 서울 같은 고층빌딩들이 많다.
산책 경로
- 샛강생태공원 -> 여의도공원 -> 여의도순복음교회 -> 국회
- 국회 -> IFC몰과 더현대 -> 여의도 불꽃축제
이번에는 두 개의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다.
하나는 히사이시 조의 Summer, 다른 하나는 이병우의 Epilogue이다.
Summer를 들을 땐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 Epilogue를 들을 땐 비극을 맞이한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 든다.
Summer는 기쿠지로의 여름, Epilogue는 장화, 홍련이라는 영화의 OST인데 아직까지 두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조만간 볼까한다.
샛강생태공원과 여의도공원
산책 경로: [샛강생태공원] -> 여의도공원 -> 여의도순복음교회 -> 국회 -> 더현대 -> 카페꼼마 -> 여의도 불꽃축제
처음 걸어볼 곳은 샛강생태공원이다.
신림역에서 샛강역까지 직행으로 가는 신림선을 타거나 152번, 461번 버스를 타면 샛강역 바로 근처에서 내릴 수 있다.
샛강역 4번 출구 맞은 편에 횡단보도를 건너면 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동안 옆을 보니 KBS 별관에서 드라마를 홍보하는 천막이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마지막으로 제대로 본 드라마가 별에서 온 그대였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드라마에는 눈길이 잘 안가진다.

이렇게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무슨 암흑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계단 아래가 어둡게 찍혔다.

밑으로 내려가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
오늘은 산책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모처럼 하늘이 맑은 날씨여서 사진이 밝게 나왔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보면 길의 입구를 볼 수 있다.
대부분 흙 길이며 양쪽으로 나무와 풀들이 자라있다.
이 길을 따라서 여의도공원까지 갈 예정이다.

풀 들이 상당히 우거져 있다.
너무 넓은 범위에서 불쑥불쑥 자라다 보니 일일이 관리하기 쉬워보이지 않았다.

사진 배경쪽으로 아파트가 없었으면 아마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겨울이 되면 다시 한 번 찾아와서 이렇게 자란 애들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보고싶다.

근처에서 욱욱하는(?) 이상한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그래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많은 양의 물이 배수구를 통해 이 곳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판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뱀을 볼 수 있을까해서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길을 걷는 동안 보지 못했다.

시민들에게 샛강 생태를 가꿀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인 것 같았다.
어린이들과 함께 모내기를 한 곳도 있다.
마인크래프트 같기도 하고 직접 벼를 기르고 재배해서 먹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돌 탑도 있다.
근처에 있는 돌을 하나 주워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쌓았다.
소원을 빌지는 않았다.
대신 돌 하나하나가 쌓여서 만들어진 이 탑처럼 나도 무언가 꾸준히 노력해서 일궈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무 위에 버섯 마을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많은 버섯들이 자연스럽게 자란 모습은 처음 본다.

하트 모양을 한 잎사귀를 봤다.
콩 잎인가… 뭔지 잘 모르겠다.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아까처럼 교각에 있는 공터가 나온다.
이 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간다음 횡단보도를 건너면 여의도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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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광장에서 바라보면 어디가 서여의도이고, 어디가 동여의도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운데에 있는 하얀 공은 서울달이라고 하는 열기구다. 성인 1명당 25,000원이라고 하는데 가끔 이 일대를 구경하고 싶을 때 타보는 것도 좋을 듯.

공원은 친절히도 지금 보고 있는 식물의 이름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알고 있는 식물이 손에 꼽는데, 이번 기회에 한 개라도 알아두기로 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찾았다. 상록무늬 쥐똥나무라고 한다.
크림색으로 배색 처리된 걸 상록무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무궁화가 활짝 폈다.
무궁화를 이렇게 보는 건 또 오랜만이다.
분홍 무궁화와 하얀 무궁화 중 하얀 무궁화의 색 조합이 더 마음에 들었다.


저 멀리 해치가 보인다.
여의도공원으로 피크닉을 온 것 같아 보인다.

교회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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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공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가 있다.
이 곳부터는 확실히 건물의 높이가 낮은게 느껴진다.

앞으로 쭉 걸으니 교회가 나온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등록된 교인만 50만명이 넘는 초대형 교회인 걸로 알고 있다.
광화문의 조계사처럼 일단 들어가봤다.
마침 크리스천 송 페스티벌이 열리는 날이었다.
방문객들이 워낙 많다보니 별 신경을 안쓰는 것 같았고 나처럼 혼자 찾아온 분들도 종종 보였다.

논산 훈련소에서 주말마다 간 교회가 생각난다.
원불교, 불교, 기독교 이렇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수료할 때까지 빠짐없이 성당만 선택했다.
그 곳은 길거리에서 교회를 꼭 다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신나거나 감성있는 노래를 듣고 다른 훈련병들과 유치한 춤을 추는게 재밌었다.
훈련소 입소 첫 주차부터 마지막 주차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아서 신부님으로부터 작은 십자가와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세례명은 까먹었지만 그 때 들은 노래는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가끔씩 듣고 있다.
여호와께 돌아가자, 꽃들도, 실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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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나와 국회로 향한다. 가끔 국회 정문을 볼 때 문이 닫혀져 있고 경찰 분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아무나 못들어가는 줄 알았다.
정문 입구로 가서 경찰 분에게 ‘여기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라고 여쭤보니까 그냥 들어가도 된다고 하셔서 들어갔다.
아마 나처럼 괜히 겁먹어서 못들어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국회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잔디마당과 국회의 장엄한 모습이 드러난다. 지하철타면서 본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다보니 국회 의사당이 더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런 것 같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찍어봤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이렇게나 큰 무게감이 있는 문구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국회의사당 정문 앞까지 올라갔다.
뒤를 돌아 국회를 등지고 바라본 모습이다.

국회의사당 정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재즈 음악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오늘 결혼식이 열리는 듯 했다.
식을 준비하는데 한창이었고 하객들과 신부가 사진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결혼을 한다면 이렇게 맑은 날씨에 야외에서 아름답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

이 곳 바로 옆에 강변서재라는 카페가 있다.
한강을 바라보며 브런치를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오늘은 주말이라 사람이 가득했다.
루프탑으로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했다.
무더운 날씨여서 아무도 없었지만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국회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국회 도서관에 식당이 있어 이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일반 도서관과 달리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개인 짐도 여기서 지급해주는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한다.
요즘 읽고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챙겼다.

국회 도서관에 들어서면 중앙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층에도 편하게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식당은 지하 1층에 있다.
지하 1층으로 가니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알고 보니 이미 운영 시간이 훌쩍 지난 것이었다.
위치만 확인하고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어쩔 수 없이 2층 자료실로 돌아가서 책을 읽었다.

책장을 넘기다가 배가 고파서 나왔다.
이제 IFC몰과 더현대가 있는 동여의도로 간다.
정문 입구로 나와 다시 한 번 국회를 봤다.
다음부터는 어떤 선거이든지 빠짐없이 투표해주마.

더현대와 카페꼼마
산책 경로: 샛강생태공원 -> 여의도공원 -> 여의도순복음교회 -> 국회 -> [더현대] -> 카페꼼마 -> 여의도 불꽃축제
국회 구내식당 대신 판다 익스프레스라고 하는 미국 스타일 중국집을 가기로 했다.
국회대로와 여의도공원을 지나서 IFC 몰을 먼저 간다.
가는 길에 비둘기가 웅크리고 있었다.
더워서 이러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일으키게 하고 싶지 않아서 옆으로 피해줬다.

아까 여의도공원에서 봤던 서울달 열기구를 가까이서 본다.
언젠가 와서 꼭 타봐야지

휴대폰 배터리를 보니 30프로 남짓 얼마 남지 않았다.
이대로면 이따 볼 불꽃축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없게 된다.
식당을 가기 전 IFC 몰 3층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 들려서 충전이 되는지 물어봤다.
친절하게도 충전기와 콘센트를 빌려주셨다.

어느정도 충전을 하고 나서 판다 익스프레스로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옆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늘 먹는 베토디를 시켜 먹었다.

IFC몰과 더현대는 지하 통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
더현대의 지하 2층에 있는 사운드 가게에 가서 LP와 CD를 구경했다.
위켄드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함께 있었다.
맨 왼쪽 아래에 있는 Nas의 앨범 표지에 나오는 꼬마는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는 그 모자란 동생을 닮았다.
위켄드의 최고 앨범을 꼽으라면 Hurry Up Tomorrow와 Dawn FM 중 하나인데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매번 고민이 된다.

산책 경로: 샛강생태공원 -> 여의도공원 -> 여의도순복음교회 -> 국회 -> 더현대 -> [카페꼼마] -> 여의도 불꽃축제
IFC몰과 더현대 근처에는 카페꼼마라고 하는 북카페 겸 대형 카페가 있다.
여의도와 합정에 있는 지점을 가봤는데 두 곳 모두 작업을 하거나 독서를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지점별로 전시나 팝업 스토어, 작가 초대 등의 활동도 한다.
오늘은 오티즘(자폐성 장애) 인식 개선 그림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카페꼼마 여의도점은 1층과 2층이 있다.
2층의 분위기가 좀 더 차분하게 느껴져서 주로 2층을 간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가까이에 있는 책들을 꺼내서 살펴본다.
영화 코너에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시네마 아트북에 자주 손길이 간다.

축제를 기다리는 동안 아까 읽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꺼냈다.
이 책 정말 재밌다. 오랜만에 낄낄대며 본 책인 것 같다.
여의도 불꽃축제
슬슬 축제할 시간이 다가와서 짐을 챙긴 뒤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갔다.
원래 다리를 건너고 용산에 있는 성촌공원에서 볼 셈이었는데 웬걸 원효대교가 통제된 것이다.
그래서 급한대로 열차라도 타서 가볼려고 했으나 도로도 통제되서 갈 수 없게 되자 그냥 이 곳에서 보기로 했다.

축제가 시작될 쯤에는 인파가 물밀듯이 쏟아졌다.
3년 전쯤이었나 축제에 처음 왔을 때는 혼이 빠져나가는 줄 알았는데 몇 번 오다보니 적응되서 이젠 그러려니 한다.

1년만에 다시 보는 불꽃놀이다.
나무에 조금 가려지지만 괜찮다. 오히려 나무 위에서 터지는 불꽃놀이를 언제 보겠냐는 듯 생각하면 특별하게 느껴진다.


노래도 중간중간 틀어주는데, 마침 위켄드의 Out of Time이 나왔다.
최근에는 Tomoko Aran이라고 하는 싱어송라이터와 콜라보한 Out of Time이 싱글 앨범으로 발매됐다.
멜로디와 위켄드의 목소리가 트렌디하고 분위기좋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노래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후회를 담고 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축제를 모두 보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간다.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찾아온건지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근처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에 무리인 것 같아서 대방역까지 걸어갔다.

그래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하철을 포기하고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오늘 하루 종일 너무 오래 서있고 걷다보니 힘들었다. 이병우의 에필로그를 들으면서 걸었다.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교통사고도 났다. 저 사람도 축제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을텐데 안됐다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천에서 기웃거리는 춘장이가 보이길래 찍었다.
힘들긴 했지만 여의도에서 집까지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았다.
넉넉히 잡아서 한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날씨가 좀 더 선선해지면 여의도까지 걸어서 가봐야지

끝으로
오늘은 평소의 산책보다 좀 더 걸었다.
새벽에 잠깐 걸은 3천보를 빼면 약 3만보 정도를 걸었다. 길이 상으로는 20km 조금 넘는다.

다음에 여의도 불꽃축제를 직접 관람한다면 성촌공원이나 용양봉저정공원, 효사정공원 일대에서 볼려고 한다.
하루가 길게만 느껴진다. 글까지 길게 느껴지면 안되니 그만 써야겠다.
북촌은 너무 길게 썼다. 좀 줄였어야 했는데